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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에어캐나다] 나리타-밴쿠버.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비행..

캘거리 스탬피드도 있고 밴쿠버에서 아는 동생들이 온다길래

7월달 스케쥴 비드할때 신청하고 받은 오프가 총 연속 9일이나 됬답니다..

동생들이 돌아간후에도 남은 5일오프에 뭘할까 고민하던중

저녁 늦은 시간에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원래 오프중에는 정말 급하게 필요한경우 전화가 오는경우 말고는

전화가 오질 않고 와도 안받아도 되지만 궁금한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아봅니다

토론토 홍수로 인해 토론토-캘거리-나리타비행을 하기로 한 토론토 베이스 승무원들이 발이 묶여

내일 당장 승무원들이 필요하다면서 하고 싶은 생각있냐고 물어봅니다

오프도 길고.. 오프날 일하는경우를 Draft라고 해서 페이도 더 받고 나쁘지 않아 한다고 하고 받습니다

같이 일하는 승무원들도 보니 다들 Draft로 스케줄 받고 또 다 아는 승무원들이라 기대됬던 비행!!

기분좋게 출발 B767이고 원래 항상 하던데로 하기때문에 또 한국승객분들이 많아

되려 일본승무원보다 제가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통역했던 좋았던 비행이었죠

저번 나리타 비행때 왔던 라멘바야시에 와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날씨도 덥고 지난번에 고민하다 못먹은 차가운 냉채라면.. 맛있었다는 ㅎ

AEON MALL 에가서 팥빙수가 먹고싶었지만 다들 안먹는다는데 나만 먹기엔 눈치보이고

그냥 생과일 주스로 대체..

마지막으로 슈퍼마켓에 가서 이것저것 쇼핑

돌아가는 비행은 캘거리로 바로 가는대신 밴쿠버로 들어가 캘거리로 데드헤딩하는 스케줄입니

캘거리로 들어가는 B767대신 크고 더 많은 승객분들을 태울수 있는 A330기종..

그리고 원래는 8명의 승무원이 탑승하지만 회사에서 기름값줄인다는 목적으로

이래저래 돈 아껴보자는 의미로 11시30분안의 비행시간과 Wide Body기종들 (A330, B777-2/300)의

탑승 승무원수를 한명씩 줄이기로 하고 7월달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걱정스런 마음으로 처음 7명의 승무원들과 함께 밴쿠버로 돌아가는 비행..

아니나 다를까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비행기에 오르고 나서 보딩시작전 갤리에서 셋업에 들어갑니다

제가 맡은 포지션은 갤리 어시스트로 보조를 하는것인데 승무원수를 줄이고하다보니

회사에서 이제는 보딩시작시 갤리에서 셋업하는것을 못하게 하고 모두 케빈에 나와 보딩을 도우라고 했습니다

OTP(On Time Performance) 제시간 출발을 위해 저희만 견고생하는 거지요

250명이 넘는 승객분들 식사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시간이 꽤 나 걸리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하니

짜증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정도 준비하다가 보딩시작이 됩니다

8명이였을때는 갤리에서 맘놓고 준비도 할수있었고 주로 3번째 도어에 앉는 승무원들이

보딩시 출입문옆에서 보딩패스를 확인하며 자리 안내를 해주는데 7명인 지금은 모두 케빈으로 나와야하니

겔리 어시스트인 저와 3번째 도어에 앉는 승무원과 함께 보딩패스 체크를 합니다

일단 30도를 넘고 습기 가득한 일본더위.. 보딩하는내내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에 땀은 줄줄세고

느긋느긋이 보딩하고 출발시간이 되도 늦게 탑승하는 승객분들때문에 짜증은 배가 됩니다..

보딩이 끝나고 겔리로 돌아가 다시 준비에 들어가는데 쿨러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

더워서 죽을거 같은건 둘째치고 음식이 상할까봐 사무장님한테 연락했지만

엔진시작전까지는 기다리라는 답변만 해줍니다

보딩끝나고 문은 닫히고 에어콘이 없으니 더위는 더해만가고..

거기다가 조종실에서 어떤 시스템장애로 인해 좀 딜레이가 될거 같다는 방송이 나옵니다

배배배배가 되가는 짜증..물론 승무원들뿐만아니라 여기저기에 승객분들의 불평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해결하다보니 어느새 그렇게 기다리던 푸쉬백과 엔진스타트!!

그렇게 이륙을하고나서 점점 식어가는 기내온도.. 한숨돌리고 바쁘게 바로 식사준비에 들어갑니다

식사시작전부터 조금식 신호가 오던 터뷸런스.... 갈수록 심해져만 가고 결국 안전벨트 사인이 들어옵니다

한사람 한사람 일어나실때마다 가서 앉으시라고 말씀드리고 합니다

안전상황만큼은 항상 단호한 저희..더군나나 이번 아시아나 사고로 인해서

비행할때마다 신경이 곤두서있던 저였지요..

너무 오랜시간을 지체할수 없었던 저희는 일단 터뷸런스가 조금은 잠잠해져 

안전벨트 사인은 아직 켜져있지만 핫드링크를 제외한 식사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거기다가 한명줄어든 승무원수로 더 복잡하고 길어진 서비스 시간으로 다들 스트레스는 쌓여만가고

길이가 긴 A330기종 식사서비스를 한참 하던중 아직 벨트사인은 켜져있고 비행기는 흔들리는데 

승객분들이 한분한분 일어나기 시작하십니다

그렇게 한분 일어나기 시작하면 줄줄이 일어나시고 돌아다니시기때문에

그때부터는 겉잡을수 없어집니다 더군나나 저희는 서비스중이고 카트에 통로가 막혀있기때문에

한분한분께가서 자리로 돌아가라고 할수 없기때문에..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쩔수 없이 저는 소리를 쳐야만 했습니다 승객을 콕 찝어 소리 지른것도 아니고

PLEASE라는 단어를 넣어가며 손짓하며 모두에게 부탁했던거였지만..

글쎄요 영어를 잘 못알아 들으시는 일본인들은 뭔말하는지도 몰랐는지 멀뚱 서서 쳐다보기만 하고..

몇몇 승객분들이 나중에 사무장님께 제가 승객분들한테 매우 루드하게 화내고 소리질렀다면서 

회사에 레터보낸다고 컴플레인 카드 달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참 또 서비스중에 심해진 터뷸런스 이번에는 기내방송으로 승무원들 모두 서비스 중단하고

자리로 돌아가 착석하라고 합니다 급하게 카트들을 다 겔리로 가져다 놓고 자리에 앉습니다

터뷸런스가 얼마나 심한지 가져다 놓은 그 무거운 카트가 옆으로 쓰러져 버릴 정도였지요

그와중에 또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는 승객들... 손짓을 해봐도 본체도 안합니다

저희 자신 안전또한 최우선이기 때문에 저는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기로 합니다

한참후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고 다시 마저하던 서비스를 끝내고 픽업과 함께 두번째 바서비스를 준비하던도중

또다시 쿵내려앉은 비행기.. 안전벨트 사인은 다시 켜지고 다시한번 자리로 돌아가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앉아 있으면서 들었던 승무원 콜버튼소리는 수십번이 넘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움직일수 없었던 저희였고 어차피 두번째 바서비스가 곧 나가기 때문에

그때 모두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안전벨트 사인이 꺼진후 녹차티백이 필요해

앞쪽 겔리로 제가 가던중 한 일본인 아주머니가 저를 붙잡고 다짜고짜

내가 얼마나 버튼을 눌렀는데 그리고 지금 안전벨트 사인도 꺼졌는데 왜 바로 안오냐며 화를 내십니다..

안전벨트 사인이 켜져있었고 저희 또한 앉으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올수가 없었거니와

콜버튼 누른승객분이 아주머니 뿐만아니라 다른 분들도 계셨고

스크린에 남는 좌석넘버는 제일 마지막에 누른 좌석이 남기때문에 다 기억을 할수 없었다

미안하다고 합니다.. 무슨일이냐고 묻자 옆자리에 있는 아주머니 아들이 토를 해서

아프고 옷도 갈아입혀야 하는데 우리때문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며 

빨리 오버헤드빈에 있는 가방을 꺼내달라하십니다 꺼내드린후 더 필요한거 없냐고 물으시자

반대편 오버헤드빈에있는 가방에서도 필요한것이 있으니 꺼내달라고 합니다

그분이 앉은 좌석이 2-4-2 배열중 가운에 4배열이였는데 

아주머니-아들-할머니-남자승객(왼쪽 가족들과는 완전 별개의 승객분)이렇게 앉으셨죠

알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앞케빈으로가서 돌아와야 하잖아요.. 승객분들 밟고 건너가서 꺼내줍니까??

돌아가서 도와줄라고 하니 이미 그쪽 끝에 앉아계시던 남자승객분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럴꺼면 그 분께 바로 부탁했으면 될것을 말이죠...

그래 놓고서는 그 남자분이 사무장님께 제가 그런상황에서 도와달라는거 거절했다면서 너무너무 무례했다고

회사에 레터보낸다며 또 컴플레인 양식을 달라고 했다네요.. 

터뷸런스때부터 승객들 못일어 나게 하고 소리지르고 콜버튼에 오지도 않았던 것이 맘에 안들었나 봅니다..

사무장님은 사무장님 선에서 해결할라고 했지만 워낙에 화가 많이나 어쩔수 없었다고 말씀하시는데

물론 제가 소리지른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지만 상황이 그럴수 밖에 없었던걸 생각하면

사무장님과 대화하면서 진짜 억울하고 화나고 가서 마구마구 따지고 싶었던 심정..

누구나 항상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얘기하지 불리하게 얘기하지는 않잖아요

더구나나나 저는 직원입장이고 그 분들은 승객입장이다보니

저만 나쁜놈 된거같았고 정말 그 순간이 밴쿠버에 도착하고 내리는 순간이었길 바랬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한 비행에서 한 승무원이 5개의 컴플레인은 받는거는 정말 안좋은거라면서

다들 오른쪽 케빈에 몰려있으니 그쪽으로 가지말라고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왼쪽 케빈당담이라 이래나 저래나 갈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사무장님이 승객들은 기내방송나와도 귀기울여 듣지고 않고 

아직도 승무원들이 서비스만 하는 직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안전상황에 대해서는 새까맣게 모르는 승객들이 많기때문에 우리들이 하는 말들이 이해 안가고

이런일이 생기는거라면서 숨좀 돌리라며 토닥토닥 풀어줍니다

이런일 있었다고 또 똑같은 상황에 입꼭 다물고 있을수만은 없잖아요

제발 이 글 읽은 분을 만큼은 제발제발 안전벨트 사인 그리고 기내방송에 귀기울여 주세요...


또다른 일도 있었지요.. 다행히도 저랑은 상관이 크게 없었지만..

저랑같이 바서비스를 하던 승무원이 실수로 토닉워터 캔을 떨어뜨려 

터지면서 한 일본인 부부한테 튀었습니다

제가 봐도 그다지 많이 튀지 않았고 그 승무원이 괜찮냐며 막 닦아 주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저또한 괜찮냐며 티슈주며 미안하다고 했을때

분명 웃으면서 괜찮다 괜찬다고 했습니다.....

이 비행에 일본인 단체 투어그룹이 탑승했는데 모두 영어를 못하고 투어 가이드만 

그나마 좀 하는 정도였는데요 그 부부가 투어그룹 멤버였습니다

나중에 그 부부가 투어가이드한테 승무원이 음료수 서빙중 이런일이 있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게 맘에 안들고 충분하게 사과하지 않았다라며 세탁비를 물어내라고

말을 했고 그 가이드분이 또 사무장님한테 상황을 설명했다지요

이래저래 저희때문에 난처해졌던 사무장님..

결국 그 승무원을 데리고 가 다시 사과 시킵니다 그러면서 세탁비 받을수 있는 쿠폰과

비니지니석에서 제공되는 과일과 치즈 그리고 아마니티 킷을 드립니다

이번 비행으로 일본인들이 이렇게 까지 예를 따지고 나쁜말로 오지랖이 많은줄 정말 처음 알았습니다

글쎄요 솔직히 예를 따지는건지 어떻게든 보상받을라고 고집피우는건지 저로써는 모르겠습니다만

따진다고 해도 문화가 다른 백인한테까지 그 정도로 해야 했는지도 궁금하네요

진짜 끝까지 뭐하나라도 맘에 안들었다가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걸지도 모른다는 

대단의 의지를 가진 일본일들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서는 안되지만

한국인인 저이기에 이런일들이 있을때마다 

일본인들한테 저도 모르게 반감이 가는 이유는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일본에서 늦은시간에 슈퍼마켓에 쇼핑가면 저런 유통기한 다되가는것들은 매우 싸게 살수있다는 장점? ㅎㅎ

도시락에 있던 밥은 버리고 제가 한 따끈한 밥위에 올려서 클람챠우더와 함께 아점 ㅋㅋ

후식으로는 제가 저희집 마당에서 키우는 유기농 딸기!! 크기는 안크지만 실하고 매우 달답니다

무튼..이번비행은 정말 다시는 기억 하고싶지 않았던 비행으로 남을거 같습니다

특히 승무원수 한명 줄인걸로 이번에 함께 일한 모든 승무원들이 몸과 마음모두 많이 지쳤다고 말들하네요

렇게 모든 비행을 마치고 집에와서 아직도 꽁한 마음을 풀지못하고 쉬고있답니다

제일 좋아했던 비행루트가 이제는 제일 싫어하는 비행루트로 바뀐 비행이기도 하네요

차라리 친구같이 편안한 백인들 상대로 비행다니는것이 훨씬 재미있다는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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