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작년 초 코로나바이러스 시작 후
여느 때 전염병처럼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펜데믹 발표 후 최악의 상황으로 바뀌어 버린 전 세계
그리고 제일 타격을 많이 받았다는 여행업계들
특히 항공사들은 줄줄히 파산신청하는 항공사들도 많았고
그만큼 비행편수도 100%에서 20%까지 줄어든 항공사들은
불필요한 직원감축까지 들어갔었는데
이때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는 자금적으로도 준비가 되있고
여유가 있기때문에 레이오프 (Layoff-임시해고) 는
없을 것이라는 메일을 받았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졌고
레이오프에 대한 불안함은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나는 시니어리티가 9000조금 안되는 전체 승무원들중
절반 안에 들기때문에 설마 레이오프가 된다 한들
회사에서 절반 이상을 레이오프 시킬까 하는 의문의 들었다
내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이때 당시 CEWS라고 캐나다 정부에서 회사에 직원들을 레이오프 안시키는 대신
월급의 75%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직원들은 레이오프는 아니지만 회사에 그대로 소속되어있고
어떻게 보면 집에서 쉬는 유급휴가라고 볼수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회사의 결정에 달려있었다
캐나다의 모든 항공사들중 에어캐나다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은 저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우리 회사는 저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택을 안한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항공사들 보다 규모가 크다보니
직원들 규모도 크고 모든 불필요한 직원들을 모두 cews에 넣게되면
회사 소속으로 남게되다보니 베네핏과 보험등을 회사측에서는
계속 지급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그 돈을 세이브하겠다는 의지였다
처음에는 원망도 했다 어떻게 직원을 이렇게 밖에 대우를 못하나
다른 항공사들이 부러웠다 집에서 쉬면서
받을 돈 다 받고 나가서 파트타임 일하면서 돈벌어도되고
한편으로는 내가 비지니스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며 이해가 되기도 했다
회사도 4/5월 두달간 cews를 승인했었다
결국 4월부터 인원 감축에 들어갔고
다행히 난 4월에는 그 인원안에 안들어가서
다행이다 싶었지
하지만 너무나 줄어든 비행 편수때문에
단 한번의 비행도 하지 않았고
5월에 나도 cews를 받는 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도 레이오프는 아니라 계속 cews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또 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결국 6월 회사는 cews를 안하겠다며
레이오프 소식을 알렸고
나는 물론이고 정말 놀랍게도 거의 32년차 시니어리티까지
9000명중 2000명안되는 승무원들만 남긴채
7000명이라는 승무원들이 레이오프 소식을 듣게되었다
나는 이미 맘의 준비를 하고있었고 그다지 놀랍지도 않았다
솔직히 딱 레이오프 노티스를 받은 날은 우울하긴 했지만
어떻게 우리 힘으로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려러니 했지만 부모님이 우셨다고
동생한테 듣고나니 맘이 너무 안좋았다
정말 다행인것은 우리는 노조가 잘되있고
노조와 회사간의 협약안에
레이오프후 5년 리콜 조항이 있다
5년안에 회사에서 다시 부를경우
돌아갈수 있다
노조가 없어 아예 정리해고된 다른 전세계 항공사
직원들 소식을 들었을때 나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애써 위로하고 있었다
그래도 백신이나 치료제 금방 나오겠지
곧 낳아지겠지 2020년 안에는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펜데믹은 우리가 생각했던거와는
정말 예상할수 없을정도로 최악이였다
정부는 CERB라고 실직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선보여
수개월간 한달에 2000불 보조금을 주는데
그 돈 받으며 지내면 불릴까 했는데
과연 3000명이란 승무원이 그 안에 불릴까 싶었다
CERB가 5개월정도 지급이 됬는데
CERB끝나고도 복직이 안되면 EI(실업급여)를 받으며
한동안 푹 쉬어야 겠다 생각했는데
cerb받는동안 도시도 락다운되고
어디 여행도 못가고 너무 집에만 있는것도 답답했다
락다운도 끝이 보이고 조금씩 규제들이 풀려
몰들이나 레스토랑들이 오픈시작할때쯤
토론토에 있는 친한 승무원 누나 어머님이
한 프로즌 요거트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을 하시는데
캘거리 몰안에 있는 가게를 다시 오픈 준비 하시는데
점장이 필요한데 혹시 할 생각없냐고 연락이왔다
너무 심심하기도 했고
언제까지 EI를 받으면서 지낼수도 없고
EI 액수도 풀타임으로 일하는것보다 적기때문에
내가 맡아서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복직 그리고 시니어들의 리콜 소식만 기다리며
가게 운영을 시작하며 일하고 있었다
겨울이 되며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고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면서 비행편수도 늘리고
그때 1000명 가까운 수의 리콜이 있어
다들 기뻐할 틈도 없이
몇 달 안지나 2차 웨이브가 터지면서
1000명 넘는 수의 승무원이 다시 레이오프 되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결국 원래 레이오프 시점 승무원수 보다 더 많은 분들이 레이오프를 받은것
2020년안에 복직하는것은 힘들겠구나
최악이면 2021년에도 복직은 힘들겠다며
5년안에 불리기만 하면 난 감사하지
모든것을 내려놓고 가게 집 가게 집
하며 지내고 있었다
나와 친한 동갑 승무원 친구 두명이있다
한명은 중동항공사에서 부사무장까지 달고
2년전쯤 경력직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했고
다른 한명은 하와이안 항공에서 일하다가
나보다 1년 늦게 입사한 델타 항공 승무원인데
대한항공은 한두달 비행하고 한두달 쉬고
이런식으로 로테이션 하며 비행하는 방식으로 유지를 했고
델타는 노조가 없지만 회사가 정말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복지를 잘해주는 덕분인가
펜데믹때 엄청나게 좋은 early retirement package를 제공했고
수천명에 달하는 시니어 승무원들이 받고 퇴직한 덕에
내 친구는 무사히 단 한명의 레이오프 없이
비행을 잘하고 있는 친구들이 모습에
솔직히 부럽기도 하면서 억울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입사는 내가 제일 빠른데
왜 나는 이러고 있어야 하는거지 라며
혼자 속앓이 할때도 있었다
그렇게 2021년이 되었고 백신소식이 들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기대를 하게 되었다
백신이 풀리며 확진자가 확실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심하던 미국은 모든 항공사들이
레이오프 되었던 모든 직원들을 불러들인다는
기사를 보기 시작할때쯤
우리 회사도 슬슬 편수를 늘리며
리콜 소식이 들어왔다
그러던 와중 회사에서는 뒤늦게
early retirement package를 제공했는데
패키지에 따라오는 베네핏 생각보다 좋지 않았는지
우리 예상과는 다르게 500명도 안되는 시니어 분들이
패키지를 받고 은퇴를 하시게 됬다
그래도 저 숫자가 어디임
내가 그만큼 빨리 돌아갈수 있다는 소식인데
그렇게 한달 두달 조금씩 불리는 리콜들
내 차례 숫자들을 계산해보니
1000명 남짓 남은 숫자
예상보다 너무나 빠른 리콜이였다
나는 올해도 복직 안될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는데
백신빨이 진짜 듣긴하는가보다
6월 말부터 리콜 선데이 라며
매주 일요일마다 리콜 소식이 있었다
많게는 250명 적게는 100명사이로 꾸준히
리콜이 오던중 평일에 간혹 50명 부른 날이 있었는데
리콜 받은 승무원들중 아직 복직 준비가 안되다고 생각하거나
아직도 펜데믹 때문에 아이들이나 가족들 케어가 필요한
승무원분들이 리콜받자 마자 케어리브를 신청해서
그만큼 빠진 수가 필요해 리콜이 들어왔다
그리고 3주전쯤 리콜 넘버를 보니
내 앞으로 33명 남음!
그러면 그 다음주 일요일에는 내차례겠거니
하루하루 기대에 차서 잠도 못자고
꿈에서 리콜받는 꿈도 꿨고
드디어 돌아온 일요일
맨날 늦잠자던 내가
일찍 일어나서 아침부터 이메일 확인에
들어왔나 안왔나 리프레쉬는 10분에 한번씩 눌러봤지만
결국 그날 리콜은 없었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 실망감도 그만큼 컸다
그럼 그 다음주는 오겠지 했지만
2주연속 리콜선데이는 없었다
4차 웨이브가 시작되니 준비해야 한다는 기사도 뜨기시작했고
캐나다는 백신 두번다 맞은 미국인들에게 국경은 연다는 기사를 냈지만
미국은 아직 이르다며 캐나다에게 국경여는것을 8월말까지 미룬터라
아무래도 또 한동안 리콜이 없을거라 생각하며
또 맘을 내려놨는데
일요일도 아닌 목요일에 드디어
복직하라는 리콜 노티스를 받았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기쁘면서도
4차 웨이브도 그렇고 아직 펜데믹 갈길이 먼거같은데
또 어떤 일이 터질줄도 모르고 해서
마냥 맘이 편하지는 않지만 일단 기쁜맘으로
이주 후부터 복직하게 됬다
하루하루 복직하는 꿈만 꿨었는데
그게 벌써 1년 2개월이나 지났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흐르는거 같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이다 시니어리티도
제일 주니어고 한동안 리저브 스케쥴로 비행할거 같다
이제 절반 안되게 불렸는데
하루 빨리 남은 레이오프 중인 4000명 동료들이
리콜받아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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